MIMO와 빔포밍
공유기 뒤에 더듬이처럼 꽂힌 안테나가 네 개, 여덟 개다. 상자에는 “4×4 MU-MIMO”, “빔포밍 지원”이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휴대폰 안테나는 몇 개일까? 안테나를 늘리면 무조건 빨라질까? 이 장에서는 와이파이가 같은 시간, 같은 주파수를 여러 안테나로 다시 쓰는 세 가지 방법, 즉 다이버시티, 공간 다중화, 빔포밍을 차례로 보고, 그것을 여러 단말에 나눠 쓰는 MU-MIMO까지 간다.
- “2×2:2” 같은 표기와 공간 스트림 수가 송수신 안테나 중 적은 쪽에 묶이는 이유를 안다.
- 수신 안테나를 늘려 페이딩 골짜기를 메우는 다이버시티의 효과를 확률로 계산한다.
- 공간 다중화가 SNR이 높고 경로가 다양할 때만 이득이 큰 이유를 용량 공식으로 이해한다.
- 빔포밍이 위상을 맞춰 전파를 모으는 원리, 사운딩의 비용, MU-MIMO의 쓸모를 안다.
안테나 수 읽는 법
와이파이 제품 사양의 “4×4:4”는 송신 안테나(정확히는 무선 체인) 4개 × 수신 4개 : 공간 스트림 4개라는 뜻이다. 공간 스트림(spatial stream)은 같은 시각, 같은 주파수에 동시에 보내는 서로 다른 데이터 줄이다. 한 링크의 스트림 수는 양쪽 중 적은 쪽을 넘을 수 없다. 공유기가 8×8이어도 휴대폰이 2×2면 그 링크는 최대 2스트림이다. 대부분의 휴대폰과 노트북은 공간과 배터리 때문에 2×2다.
안테나가 많은 쪽의 남는 안테나는 놀지 않는다. 받는 쪽에서는 여러 안테나의 신호를 합쳐 더 튼튼하게 받고(다이버시티), 보내는 쪽에서는 전파를 상대 쪽으로 모으는 데(빔포밍) 쓴다. 공유기 안테나가 많은 것은 한 단말의 속도보다는 여러 단말을 동시에(MU-MIMO) 다루고 구석까지 튼튼하게 닿기 위해서다.
사회자(AP)가 마이크를 여러 개 들고 있으면, 한 참석자의 목소리를 여러 마이크로 받아 합쳐 더 또렷하게 들을 수 있다(다이버시티). 서로 다른 자리의 두 사람이 동시에 말해도, 마이크 위치에 따라 들리는 섞임이 달라 두 목소리를 풀어낼 수 있다(공간 다중화). 지향성 스피커처럼 소리를 한 사람 쪽으로 모아 보낼 수도 있다(빔포밍). 그리고 서로 다른 방향의 두 사람에게 각자의 말을 동시에 보낼 수도 있다(MU-MIMO).
다이버시티: 골짜기를 메우기
실내에서는 반사파가 더해지며 위치에 따라 신호가 20~30 dB씩 꺼지는 골짜기가 생긴다(다중 경로 페이딩). 안테나를 반 파장(2.4 GHz 약 6 cm, 5 GHz 약 3 cm) 이상 떨어뜨려 놓으면 두 안테나가 동시에 골짜기에 빠질 확률이 낮다. 받는 쪽이 여러 안테나 신호를 위상을 맞춰 더하면(최대비 결합, MRC) 골짜기가 메워진다.
수신 안테나 수와 끊길 확률
공간 다중화: 같은 주파수에 여러 줄
안테나 둘이 서로 다른 데이터를 동시에 보내면 수신 안테나 둘에는 두 데이터가 섞여 들어간다. 그런데 반사가 풍부한 실내에서는 송신 안테나마다 수신 안테나까지의 경로가 조금씩 달라, 섞이는 비율도 다르다. 수신기는 이 섞임의 표(채널 행렬)를 알아내 연립방정식처럼 풀어 두 데이터를 분리한다. 이것이 공간 다중화(spatial multiplexing)이고, 스트림 수만큼 속도가 늘어나는 원리다.
대가도 있다. 송신 전력은 스트림 사이에 나뉘므로 스트림 하나의 SNR은 떨어진다. 경로가 비슷하면(트인 공간, 안테나가 가까움) 섞임을 풀기 어렵다. 그래서 공간 다중화는 SNR이 넉넉하고 반사가 풍부한 가까운 실내에서 가장 이득이 크고, 먼 거리에서는 단말이 스스로 스트림을 줄이고 다이버시티 쪽으로 돌아선다.
스트림을 늘리면 언제 빨라지나
빔포밍: 전파를 한 방향에 모으기
안테나 여러 개가 같은 신호를 보내되 각자의 위상을 조금씩 다르게 하면, 특정 방향에서는 전파가 보강되고 다른 방향에서는 상쇄된다. 이렇게 전파를 상대 쪽으로 모으는 것이 빔포밍(beamforming)이다. 안테나 N개로 모으면 그 방향의 세기가 최대 N배(10·log₁₀N dB) 늘어난다. 4개면 약 6 dB, 즉 MCS 두세 칸이다.
문제는 “상대가 어느 쪽인지”를 아는 것이다. 실내에서는 방향이 아니라 반사 경로 전체가 중요하므로, 802.11ac부터는 사운딩(sounding)을 한다. AP가 알림 프레임(NDPA) 뒤에 데이터 없는 시험 패킷(NDP)을 보내면, 단말이 그 패킷으로 잰 채널 상태를 압축해 되돌려 준다. AP는 이 보고로 안테나별 가중치를 정한다. 사운딩은 매번 공중 시간을 쓰므로, 단말이 많고 자주 움직이면 그 비용이 커진다.
안테나 배열의 빔: 위상만 바꿔 방향을 돌리기
MU-MIMO: 한 번에 여러 단말에게
공유기가 4×4라도 2×2 휴대폰 하나에는 2스트림만 쓴다. 남는 안테나로 다른 단말에게 동시에 보낼 수 있다면? 이것이 MU-MIMO(Multi-User MIMO)다. 위 시뮬레이터처럼 단말 A로 가는 신호가 단말 B 쪽에서는 상쇄되도록 가중치를 정해, 같은 시간·주파수에서 A와 B에게 다른 데이터를 보낸다. 802.11ac(Wi-Fi 5)는 하향(AP → 단말) MU-MIMO를 도입했고, Wi-Fi 6는 상향까지 넓혔다.
MU-MIMO가 잘 되려면 조건이 까다롭다. 단말들이 서로 다른 방향에 있어야 하고(가까이 붙어 있으면 갈라낼 수 없다), 사운딩이 최신이어야 하며(단말이 움직이면 금방 낡는다), 동시에 보낼 데이터가 비슷한 양이어야 한다. 그래서 실제 가정에서는 기대만큼 자주 쓰이지 않고, Wi-Fi 6부터는 주파수를 쪼개 여러 단말에 나눠 주는 OFDMA(12장)가 더 자주 쓰인다.
4×4 공유기 옆에서 2×2 노트북이 혼자 내려받고 있다. 공유기를 8×8로 바꾸면 노트북 속도는 얼마나 빨라질까?
한 링크의 스트림 수는 양쪽 중 적은 쪽에 묶인다.
핵심 정리
- “M×N:S” = 송신 M × 수신 N : 공간 스트림 S. 링크의 스트림은 양쪽 중 적은 쪽에 묶인다. 휴대폰은 대개 2×2.
- 다이버시티: 반 파장 이상 떨어진 안테나들은 동시에 페이딩 골짜기에 빠지기 어렵다. 최대비 결합으로 끊길 확률이 크게 준다.
- 공간 다중화: 서로 다른 경로를 이용해 같은 주파수에 여러 줄을 보낸다. SNR이 높고 반사가 풍부할 때 이득이 크다.
- 빔포밍: 위상을 맞춰 전파를 상대 쪽에 모은다(안테나 N개 → 최대 10·log₁₀N dB). 채널을 알려면 사운딩(NDPA → NDP → 보고)이 필요하고, 이는 공중 시간을 쓴다.
- MU-MIMO: 서로 다른 단말에 동시에 다른 데이터를 보낸다(Wi-Fi 5 하향, Wi-Fi 6 상향까지). 조건이 까다로워 OFDMA와 함께 쓴다.
확인 퀴즈
4×4 공유기와 2×2 휴대폰 사이 링크의 최대 공간 스트림 수는?
공간 다중화의 이득이 가장 작은 상황은?
안테나 8개로 한 방향에 빔을 모으면 그 방향 세기는 최대 몇 dB 늘어나는가?
802.11ac의 명시적 빔포밍에서 AP가 채널 상태를 알아내는 방법은?